어느 날 관리사무소에 어떤 입주민이 찾아왔다.
중년 여성이었는데 욕실 수전을 주문해서 도착했으니 그것 좀 교체해달라는 것이었다.
아니 그걸 왜 관리사무소에서 이야기를 하지 하는 표정을 지으니 예전에는 관리사무소에서
다 해줬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이에 나는 정색을 하고 말했다.
'아파트가 오래되서 시설이 노후화 되어 공용부 작업할게 많습니다. 바쁜데 세대마다 일일이 해달라는거 다 못해줍니다.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그렇습니다.
어쨌든 지금 오셨는데 안된다고 돌려보내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이번 만큼은 제가 해드리지만 다음부터는 사모님이 사장님한테 이야기해서 직접 교체하시든가 아니면 사람 불러서
교체하시든가 알아서 하셔야 합니다.'
근데 사실 난 평생 동안 욕실 수전을 갈아본 적이 없었다.
시설관리 경력 초기에는 입주아파트나 준공된지 얼마 안되는 시설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뭘 교체할 일이 별로 없었을 뿐더러 세대 내 욕실 수전 교체 자체도 시설관리 일은 아니다.
시설관리 일이 아니라 그건 그냥 세대 일이다.
그래서 세대 일을 가지고 와서 당연하다는 듯이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이상하고 몰상식한 것이다.
이런 사람이 있다면 바쁘다고 안해주거나 아니면 마지못해 해주는 경우라도 바쁘다고 최대한 시간 끌다가 대충해준다.
근데 관리사무소 와서 사정상 내가 못하니 좀 해달라는 식으로 간곡하게 부탁하면 그건 또
거절하기가 사실 쉽지가 않다.
간곡하게든 생떼를 쓰든 뭘 해달라고 하면 거절하기가 관리사무소 입장에서는 쉽지가 않은 것이다.
더군다나 오래되고 노후화된 소규모 단지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의 경우는 이번만큼은 내가 바쁜 와중에도 해주는데 담부터 당신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대응한다.
어짜피 해줘야 한다면 '내가 관리사무소에 있는 건 당신 욕실 수전 교체 해줄라고 있는게 아니다. 그리고 공용부 작업으로 바쁘다.한가한 사람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쁘지만 이번만큼은 해주겠다.'는 내용의 진실만큼은 입주민도 알아야 하지 않겠냐 하는 생각에서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진실만큼은 그 중년 여성이 끝까지 모르고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내가 사실 지독한
'똥손'이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나는 시설관리 하기 전 젊었을때 집에서 흔하디 흔한 전등 한 번 안 갈아 봤다.
'남자가 되서 도라이버 하나 제대로 못돌리냐'는 식의 이야기를 살면서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다면 대충 어떤 남자였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공구 한 번 안들어봤고 이런 쪽에 재능 그리고 관심도 전혀 없었던 대표적인 '똥손'이었던 것이다.
.아니 '똥손'이다.(현재 진행형중)
그랬던 내가 어쩌다 시설관리일을 하게되었으니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나를 위해서도 혹은 가족을 위해서도 평생 한 번 안갈아봤던 욕실 수전을 남을 위해 교체를 하다니 참으로 넌센스 같은 이야기다.
요컨대 그녀는 자신도 욕실수전 쯤은 충분이 갈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진실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많은 여성분들은 진실에 눈을 뜰 필요가 있다.
무수한 남자들이 전쟁터에 끌려갔던 2차세계대전 당시 여자들이 공구들고 산업현장에 뛰어들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평생 욕실 수전 한 번 교체 안해본 '똥손'이었지만 욕실 수전 교체 하는 거 jotto 아니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jotto아니기도 하고.
교체한다는 것은 전에 있던 것이 어떻게 있었는가 참조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생활용품이기 때문에 혼자서도 설치할 수 있게끔 제조가 되고 판매가 되고 있다.
고로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살펴보면서 하면 어렵지 않게 교체할 수 있을 것이다.
남녀노소를 떠나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공구도 몽키스패너 정도만 있으면 된다..(테프론 테이프는 제품 자체에 딸려 오는 것 같으니)
몽키스패너 없으면 관리사무소 가서 빌려달라고 하면 된다.
기전주임들 붙들고 괜히 아쉬운 소리 하지 말고 왠만하면 몽키 빌려서 스스로 한 번 교체해 보는 것이 좋다.
자,그럼 지독한 똥손을 가진 한심스러운 중년남도 jotto 아닌 것처럼 해내는 욕실 수전 교체해 대해 알아보자
(똥손도 충분히 교체할 수 있을만큼 어렵지 않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기 있기 때문에 내용이 다소 부실하더라도 너그럽게 양해 바란다.포스팅 또한 아직 능숙하지 못해 사진촬영한 것도 이제보니 많이 아쉽기만 한데 이 점 또한 좀 서툴구나 하고 이해해주길 바란다.)
욕실 수전 교체를 요청했던 입주민의 집에 방문했더니 사모님이 덥다고 작업공간인 욕실에
선풍기를 틀어주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세대 양수기함에서 세대로 투입되는 급수관의 밸브를 잠가준다.
즉,세대로 투입되는 모든 급수를 차단한다.
양수기함은 아파트 세대 현관문 열어보면 옆의 벽 아래쪽에 있거나 하는등 세대 현관문 인근에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 다음 단계는 기존 제품 철거이다.
눈에 보이는 너트를 몽키스패너로 풀어준다.
반시계방향이 푸는 것이고 시계방향이 잠그는 것이다.
풀면 수전 본체가 다음과 같이 떨어진다.
그리고 벽에는 다음과 같이 수전다리만 남게 된다.
원래는 벽가리개도 같이 남아있어야겠지만 미처 사진을 못 찍었다. 벽가리개는 저 밑에 사진 안보이는 곳에서 굴러다니고 있다. 암튼 벽에 붙어있는 수전다리도 몽키스패너로 돌려서 뺀다.
수전 다리를 빼면 벽에 급수관이 있는 구멍이 나온다. 그 구멍에 새 새 수전제품의 다리를 끼는 것이다.
새 수전제품인데 벽에 있는 구멍에 수전 다리를 바로 꽂는게 아니고 동그라미 친 부분에 물이 새지 않게 테프론 테이프를 감은 후에야 비로소 돌려 넣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끝에만 충분히 테프론 테이프를 감아주면 된다.
철거된 수전다리와 설치해야 할 수전다리의 비교인데 응?
뭔가 다르다.
끝에다 감았는데 밀린 것일까? 모르겠다.
암튼 중요한 것은 끝에만 충분히 감아도 물은 안 샌다는 점이다.
참고로 테프론 테이프 감는법에 대해서 설명해보겠다.
🔎 테프론 테이프 감는법: Google 검색
www.google.co.kr
사실 나도 정확히 몰라서 검색한 후에 했다.
기전기사가 아니라 사실 검색기사에 가깝다.
평생 수전교체 한 번 안해봤지만 그럼에도 JOTTO아니라고 생각한 건 이런 이유도 있다.
왠만한건 검색하면 다 나오기 때문이다.
좋은 세상이다.
이렇게 검색하면 더 좋은 정보, 더 정확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편의상 내 나름대로 요약해서 테프론 테이프 감는법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이렇게 감은면 안된다.
이렇게 직접 감아보면 안다.
감을때 힘을 못받아서 탱탱하게 못감는다.
이건 방향이 잘못되었다.
시계방향으로 감아야 하는데 이건 반시계방향으로 감고 있다.
이렇게 시계방향으로 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감을때 테이프가 팽팽하게 당겨져 장력이 어느 정도 생긴 긴장상태로 아주 탱탱하게 감을 수 있다. 말그대로 물샐틈 없이 촘촘하게 감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테프론 테이프를 감은 수전다리를 사진 속의 방향으로 구멍 속에 돌려서 박으면 된다.
그리고 파란색 동그라미 부분에 수전본체를 체결하는 것이다.
근데 뭔가 빠졌다. 빨간색 부분에 벽가리개를 빠트렸다.
수전다리를 다시 구멍에서 빼냈다.
수전다리를 구멍 속에 박기 전에 우선 이런 식으로 벽가리개부터 수전다리에 돌려 끼워야 한다.
그리고 난후 벽가리개가 끼워진 수전다리를 구멍 속에 집어넣는다,
다음으로 수전본체를 이런 식으로 수평을 유지하면서 잘 끼워주면 된다.
수전다리를 구멍 속에 체결할때 이 악물고 아주 죽을등 살둥 온 힘을 다해 조일 필요 없다.오히려 너무 꽉 조이면 급수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꽉 조이되 적당히 꽉 조여야 한다.
필요하면 공구를 사용하여 조이되 나의 경우(보통의 성인남자) 손,팔 힘만으로도 물 안새게끔 충분히 조일 수 있었다.
수전 본체 연결부위의 고무패킹 안떨어지게끔 주의 해야 한다.
수전호스를 본체에 연결하기 전 샤워수전헤드를 수전호스에 연결해줘야 한다.
근데 생각보다 체결이 잘 안돼 짜증을 억누르고 인내심을 가지고 체결했다.
샤워수전 호스를 샤워수전 본체에 연결해준다.
역시 몽키스패너로 적당히 조이며 마무리해 준다.
이렇게 설치가 완료됐다.
샤워 수전 헤드걸이는 굳이 지금 안바꿔도 될 것 같으니 당분간 기존 것 쓰다가 필요하면 쉬우니까 스스로 교체해보라고 안내해줬다.)
설치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걸린 것 같다.
설치하면서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궁금한게 있어 검색도 해보고 이것저것 해보고 시도해보느라 시간이 더 걸린 것인데,충분히 단축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양수기함 밸브를 조작하여 다시 세대 내로 급수 공급을 해주면서 막 설치한 수전에서 물이 새는지 안새는지 확인하는 단계가 남아있다.
나의 경우 물이 전혀 안새는 것을 확인하였고 아주 깔끔하게 설치를 마무리 하였다.
똥손이 처음 교체 해보는데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잘 설치가 됐다면,그건 곧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터...
자기집 욕실 수전 교체 한다면 남한테 맡기지 말고 자신이 직접 몽키들고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처음 교체할때는 다소 씨름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자기집 샤워 수전인데 남한테 맡기느니 붙들고 충분히 씨름해볼 만도하지 않겠는가?
츄라이~츄라이!
'시설잡부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3로 스위치(1구)설치 방법 (0) | 2025.05.03 |
---|---|
방화문 원통형 도어 실린더 교체 작업 (0) | 2025.05.01 |
아파트 지하주차장 카스토퍼 재설치 작업 (2) | 2024.07.13 |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의 조경작업 (0) | 2024.05.21 |
국민내일배움카드 신청 (0) | 2022.10.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