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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잡부의 일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의 조경작업

by 근거리에서는 비극 2024.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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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기전기사,기전반장,기전주임들에게는  봄,가을이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왜냐하면 조경작업 때문이다.

예초작업도 만만치 않지만 휘발유로 동작하는 전정기를 사용한다면,전지작업만큼 힘든게 없다.

진짜,정말 무겁다.

 

조경작업을 외주주는 아파트도 많이 있겠지만 관리사무소 직원이 소장,기전주임 2명,경리 이렇게 토탈 4명(기전주임은 격일제 맞교대니 평일 일과시간에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총 3명)이라면,즉,소규모 단지라면,현실적으로 기전주임 2명이서 단지내 조경작업을 다 해야 한다.

기전주임 단 2명이면,의외로 편한게 사람이 없다는 명분이 있어서 왠만한 공용부작업에 대해서 업체부르고 외주줄 수 있지만,이 조경작업만큼은 어떻게 안되나 보다.

 

 

보라.소장님부터 나와서 저 무거운 전정기를 돌리고 있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저 연세에 저 왜소한 체구를 이끌고 아직 40대에  근력운동으로 다져진 비교적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있는 나(기전주임)와 똑같이 일을 하고 있으니  생각을 접고 전지작업에만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장군이 칼 빼들고 돌격하면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는데,도망가거나 같이 돌격하거나이다.

 

 

주택관리사보,전기기사를 취득하고 아파트에서 앞으로 1년만 채우면 수전용량 무제한으로 풀리는거에 더해 이번에 2024년 공조냉동기계기사 1회 필기 통과하고 1회 실기 시험치르고 결과 기다리는 사람으로서 나중에  선두에서 칼 빼들고 돌격하는 소장의 입장이 될 수도 있음을 자각하고 있으니 도망가지는 않았다.

 

 

이제부터 휘발유 전정기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아파트 기전기사 일이 대부분 그렇듯 아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깊게 파고드는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 아닌(그럴 필요도 없는),그냥 몇 번 해보면 아는 일로,하기 전에는 어렵고 꽤 복잡하고 번잡해 보이지만,하고나면 별거 아닌, 간단한 일임을 깨닫는,그렇게 본다면 아파트 기전기사의 전형적인 일로 꽤 어울릴 수도 있겠다 싶다.

단순하고 간단하다는 점에서는 별거 아니지만  꽤 힘들다는 점에서 별거 있는 이 중노동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휘발유와(오른쪽) 엔진오일을(오른쪽 하단의 검정색 통)  적절한 크기의 용기(왼쪽 통)에서 적절하게 배합한다.

휘발유:엔진오일=50:1 혹은 45:1 등등 말들이 많다.

그냥 대충 참조만 한다.

우선 휘발유부터 거의 가득 채우고 나서 엔진오일을 좀 많다 싶을 정도로 대충 섞어준다.

전정기에서 연기가 좀 많이 나온다 싶으면 그때가서 휘발유를 더 섞어주면 되지않냐 하는 심보에서 대충 섞어주는 것이다.

오일이 많이 섞여 있으면 많이 섞인만큼 연기가 나기 때문이다.

 

 

 

 

 

미쓰비시 전정기이다. 때가 꼬질꼬질 묻어있는게 여기가 20년 된 아파트임을 말해주고 있다.

저게 20년 되었다는게 아니다.설마?

정말 무겁다.

근력운동을 즐겨해서 팔과 어깨가 강한편인 나 같은 사람에게도 정말 무겁게 느껴진다.

특히 연산홍 위에 쳐버릴때 전정기를 높이 들고 잘라야 하는데 그땐 정말 최악의 난이도이다.

 

어쨌든 위에서 휘발유와 오일을 배합한 용기를 전정기 연료통에다 넣으면 된다.

연료통에 넣을때도 저런 식으로 기구를 이용해서 넣는게 좋다.

작년에 주전자 물을 따르듯 혼합용기의 내용물을 연료통에 붓다가 마구 흘렸던 무식의 추억이 떠오른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참 세련되지 못했던 방법이었던 것 같은데 자고로 사람이란 도구를 잘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호모 하빌리스가 되야 한다.

비록 도구 하나 사용했다하지만  그냥 스스로 세련되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작년에 너무 무식했다.

 

 

위의 사진은 전정기에서 연기가 많이 나와 오일 비율이 높다고 판단하여 휘발유를 더 넣어주고 있는 장면이다.

전정기 자체의 사용법은 여기선 패스하겠다.

직관적으로 그닥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설명이 불필요한 것 같지만 ,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전정기 사용법이라든가 사용요령에 대해서도 올려보겠다.

경험자라든가 일에 도가 튼 분들이 보기엔 가소로워 보이겠지만 첨보는 분들에게 혹여나 도움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올리는거니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넘기시거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 바란다.

 

 

 

 

회양목 치는건 별로 어렵지 않다.

전정기 높이 들고 연산홍 위에 칠때가 힘들다.

 

 

 

 

 

(연산홍 전지작업)

 

여기서 1년만 채우면 곧바로 소장으로 지원할 계획인데,아파트 쪽보다는 빌딩이나 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쪽으로 생각중이다.그러나 사람일은 모르기 때문에 아파트 소장으로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약 아파트 소장으로 지원하게 된다면 위의 사진은 미래의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

오늘따라 소장님의 어깨가 더 무거워 보인다.

그나저나 조그만한 단지에 뭘 이렇게 쳐 심어놨는지...하

얼마 안되는 인원 중에 연차나 휴가가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쉬엄쉬엄 하면,예초작업까지 해서 몇주 걸릴 것 같다.

정말 무겁고 힘들다고 위에 적어놨지만,힘들면 쉬엄쉬엄 하면 된다. 절대 무리할 필요없다.

아파트일을 비롯해서 시설일은 절대 무리할 필요도 없고 무리해서도 안되며, 궁극적으로 쉬엄쉬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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